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보이지 않는 나를 조정하는 무언가 존재하는 이야기.
캐나다에서 태어나서 미국을 대표하는 희극인 짐 캐리. 그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작품 중 단연 돋보이는, 이 영화를 능가할 파격적이고도 강렬한 작품이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만약에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내가 만나고 관계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직장이, 가짜라면..? 세상엔 수백만 개의 모조품(imitation)들이 존재한다. 가짜를 양상해 내고 있는 사람들. 그로 인해 피해를 보는 누군가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속고 만다. 그것이 마치 내가 바라고 원하던 완벽함으로 포장되어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TV 고발 프로그램에서는 의도적으로 자신의 모든 것들을 속여 결혼식에 엄마, 아빠까지 섭외를 하고 속이는 사례로 인해 그 사실을 알게 된 피해자의 상실을 보게 된다. 이영화는 단순히 그런 반전영화로만 그려지지 않았다. TV쇼의 미디어가 지닌 악질적인 인간의 욕심과 허용, 누구를 몰래 관찰하고 싶은 관음이라는 욕망을 추구하는 형태로서 인간이라면 당연하게 가져야 할 한 사람의 자유의지에 대한 권리를 완전히 무시해버리면서도 그걸 죄성으로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 심지어 그들은 짐 캐리의 아픔을 함께 아파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정작 주인공이 그곳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온갖 트릭을 다 쓰면서도 말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단 한 사람을 속이는 이야기. 주인공은 10909일 동안 자신을 뺀 모든 사람들 (가족까지 포함)이 그를 속이고자 연기하고, 그를 조정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나름대로의 긍정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결혼까지 한 트루먼은 아내마저도 그와 함께 출연하고자 오디션까지 본 연기자인 것은 꿈에도 알지 못한 채... 하지만 그런 트루먼에게도 늘 그리운 사람이 있다. 첫사랑 로렌. 그녀를 아무리 찾아 수소문해보지만, 찾을 수가 없다. 출장차 배를 타고 가야 하지만, 어릴 적 배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트라우마로 인해 그 공포가 그에게 두려움으로 남아있다. 실은 그 사건마저도 짜인 각본, 연출, 그리고 연기자 아버지의 훌륭한 연기의 한 장면인 줄 꿈에도 상상하지 못하는 트루먼. 어느 날 주인공이 길을 가다가 죽은 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아버지를 몰라볼 리 없다는 아들의 말에 어머니는 주인공을 밑도 끝도 없이 불신하는 연기자. 상실된 마음은 자신이 정말 좋아했던 로렌을 그리워한다. 로렌 역시 자신에게 호감을 느끼는 그에게 마음이 가지만 쉽사리 마음을 열지 않는 로렌. 트루먼을 안쓰럽게 본 로렌은 그를 바닷가로 데려가 알 수 없는 말을 건네고 갑자기 어디서 나타난 사람들에 의해 납치된다. 지금 와 생각해보니 자신에게 진심을 보여준 단 한 사람 같은! 그래서 그녀를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야만 한다. 출근길! 혼선된 라디오 주파수는 그가 운전하는 방향을 내비게이션처럼 안내한다! 완전히 감을 잡은 트루먼. 뭔가 이상한 것을 느낀다. 누군가 나를 보고 있다. 이젠 모든 것이 의심스럽다. 돌발행동을 하는 주인공. 그를 저지하는 모든 사람들. 이제 이해가 간다. 그는 그녀와 헤어질 때 수행원이 말한 장소 '피지'로 가기 위해 가는 길을 막는 자들. 의심하는 그를 다시 되돌리기 위해 죽은 아버지를 살리며 그의 감정을 자극하는 새로운 시나리오를 연출. 그것을 믿는 것처럼 하고 탈출을 준비하는 트루먼을 발견한 사람들은 그를 쫒는다. 이제껏 순리적으로 진행되었던 연출은 이젠 그를 철저히 막기 위해 밤이 갑자기 낯이되기도 하고 바다에 강풍을 불어넣는다! 침몰위기의 주인공은 말한다 ' 내가 가는 길을 막고자 한다면 차라리 죽여라!' 결국 세트장을 빠져나가는 트루먼! 그 모습을 보고 유일하게 기뻐하는 로렌. 그 세트장을 빠져나간 주인공의 삶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코미디언의 이미지를 완벽히 걷어낸 짐 캐리의 수작
괴기한 초록신사 '마스크'의 사나이 짐 캐리. 그의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트루먼쇼 이전과 이후가 아닐까? 당대 짐 캐리는 누가 뭐라 해도 명실상부한 최고의 코미디언이자 배우이자 흥행 보증수표였지만, 그의 강렬한 이미지 덕에 한정된 역할을 주로 맡았었지만, 그 밝고 유쾌하고도 세련된 분위기가 오히려 그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었다면, 이 작품은 그의 기존 능력(과한 코미디)에 의존하지 않고도 이 배우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다는 것을 완벽히도 증명해낸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