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파이란

 

하류인생  강재를 연기한 최민식. 그는 연기는 완벽했다

영화가 극장에 개봉된 지가 어느덧 20년 전인 2001년! 송해성 (각본, 감독) 최민식, 장백지 주연의 파이란!  무조건 믿고 보는 배우 최민식이 연기한 강재역은 그야말로 양아치 그 자체!  영화의 시작은  강재가 출소하는 날부터 시작이 된다. 오락실에서도 여전히 가게 사장의 동전을 갈취하며 삥을 뜯고, 입에서 나오는 말이라곤 입에도 담기 힘든 욕설이 전부이다. 교도소에 들어간 이유도 미성년자에게 보면 안 되는 비이오를 유표 한 죄로 걸린 것. 친구인 용식(조직 보스)과 다르게 그의 밑에서 그가 시키는 대로 어떤 일이건 마다하지 않고 이제 막 들어온 조직 내 새내기들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건달이다. 먹을 만큼 먹은 건 나이뿐. 일을 같이 시작한 친구지만 조직의 보스까지 올라간 용식한테 얻어터지고도 같이 맞짱 한번 뜨지 못하고 우는 강재를 다시 달래는 용식. 그 시간 다른 조직 깡패들이 그(용식)의 업소에 마구 드나드는 걸 보고 화가 머리까지 난 용식이 그들과 싸움이 나고 결국 그를 죽이게 되고 만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일은 벌어졌다.  말리려고 쫓아간 강재 앞에는 피범벅이 된 사망자와 자신의 손에 묻은 피를 보고 망연자실한 용식의 모습이 보인다. 시간이 지난 후 물 위로 떠오른 시신. 용식이 죽인 그였던 것이다. 누구를 죽일 만큼 모질지 못한 강재는 현장에 함께 있었기에 사건에 휘말리게 된 것. 결국 용식은 강재에게 무리한 부탁을 한다. 그 죄를 대신 지어 달라는 것. 조직의 보스로서 강재의 앞날을 보장한다는 입 바른 이야기로 강재를  몰아세운다. 고민하는 그를 향해 강재의 소원 배 한 척 살 돈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는 자유를 미끼로 말이다. 바보 같고 딱히 자기의 처지로는 불가능한 그 미래의 꿈과 친구의 제안을 바꾼다. 마치 인어공주가 목소리를 내어주고 사랑을 택한 것과 같이 말이다. 

 

모두가 나를 실패자라고 하는데 그녀는 나를 사랑이라 부른다

여주인공은 파이란(장백지)은 중국인. 하나뿐인 엄마가 죽고 한국에 입국하여 엄마의 친척을 찾아 나선다. 그러나 친척분들은 한국에 없다. 이미 오래전 캐나다로 떠난 상황. 어렵게 오게 된지라 오도 가도 못한 신세가 되었다.  이곳에서 일자리를 잡고자 노력해보아도 쉽지 않은 현실. 인력사무소는 그녀에게 한국에 정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한국인과 결혼을 하면 비자발급이 되고 합법적인 정착이 가능하고 그것을 연결해주는 불법 안 선책이었던 것이다. 그 대상자가 강재였다.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하고 그렇게 파이란은 강재의 아내가 되었다. 강재 역시 얼굴도 모르는 중국 여인과의 결혼을 선택한 이유도 돈이었다. 그렇게 둘은 서류상의 부부가 된 것이다. 친구의 죄를 대신 감당하기로 약속한 다음날 경찰이 들이닥치고 강재는 각오한 일이기에 그들을 따라서려고 하는데 실은 까맣게 잊고 있던 위장 결혼한 아내가 죽었다고 알리러 온 것!  자수하기 전 생각을 정리하고자 아내의 장례식에 가기로 한다. 위장결혼 서류에 서명을 하러 갔을 때 인력사무소 문틈 사이로 보인 파이란!

그것이 그녀를 보았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것이다. 죽은 아내가 머물렀던 곳에 그녀가 남편에게 전해주고 싶었던 편지 한 장이 있다. 그녀는 강재 씨를 보고 싶어 할 뿐 아니라 보잘것없는 자신을 아내로 허락해준 것에 대한 고마움과 힘든 하루하루 남편을 그리워하다가 좋아하게 돼버렸다는 고백이 적혀있다.  한국말을 잘 모르는 그녀가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갔던 정성 어리고 진심된 글. 인생의 절벽 끝에 서있는 강재. 단 한 번도 누구에게 사랑받아 보지 못한 그는 그 무조건 적인 사랑 앞에 무너진다. 자수하기로 한 결정을 취소하고 고향으로 가려고 마음을 바꾼다. 고향으로 떠나기 전 발견한 비디오에 자신을 사랑했던 파이란의 수줍은 미소가 담겨있다. 그녀가 그를 보고 웃는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 가운데 내일을 꿈꿀수 있는 단 하나의 소망!

그녀를 좀더 일찍 만났더라면 강재는 정말 그녀에게만은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더 절절한 이야기. 영화 내내 어둡고 암울한 배경이었다가 점점 하얀 눈과 청아한 바닷가의 배경으로 옮겨지는 연출이 인상 깊다. 우리가 바라는 해피엔딩이 아니기에 더 깊은 여운이 있을지 모른다. 마지막  겨울바다 앞에서 그녀가 부르는 노래와 미소가 더욱 슬프도록 아름다운 이유다.

 

반응형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