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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마음의 풍금

 

누구에게나 순수했던 시절은 있었다! 내 마음의 풍금.

세상이 각박하다고 느낀다거나, 부족함이 없는 시대에도 늘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느껴진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이병헌, 전도연, 이미연의 풋풋한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다. 요즘 세대들에게는 이 시대의 모든 불편한 것들이 신기하게 느껴지고 혹은, 감성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영화를 보는 동안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지금 겪는 걱정과 염려도 잠시는 내려놓을만하지 않을까? 지금은 골통품 매장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물건들을 보는 재미도 솔솔 하다. 전자 피아노 대신 풍금, 급식 대신 스텐 도시락, 히터 대신 난로, 천리길도 걸어서 통학하는 그 시절 아이들의 모습들. 주인공 홍연이를 연기한 성인이었던 전도연의 연기가 화제가 된 작품이다. 갓 시골 선생으로 부임한 이병헌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시골 작은 마을에  일어난 동화 같은 이야기.

강원도 산골, 깔깔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엄마 심부름으로 빨래를 삶아 놓은 것도 잊은 채 늦둥이 동생을 업고 고무줄놀이에 한창인 홍연(전도연)은 결국 새카맣게 타버린 빨래를 발견하고 엄마에게 혼날까 봐 줄행랑을 친다.  돌아오는 도중 낯선 청년을 보고 호기심에 찬 홍연. '저 잘생긴 청년은 누구일까?' 알고 보니 홍연의 담임선생님(수하 역)으로 온 것이었다. 같은 시간 옆반 새로 부임한 홍은희 선생님(이미연) 은 아이들을 꿈과 자유를 존중하는 열려있는 생각을 가진 젊은 여선생이다. 

수하는 그런 홍은희 선생님을 좋아하게 된다. 반면 수하의 반은 그야말로 난장판이다.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은 안 듣고 남자아이들은 툭하면 치고받고 싸우고 홍연이는 늦둥이 기저귀를 갈고 있다. 첫 부임한 새내기 선생님 수하는 아직 그들을 통제할 능력이 없다.  수업이 끝나고 아이들의 숙제를 보고 있는데 그 모습을 몰래 훔쳐보는 홍연. 들켜버린 그녀는 도시락을 놓고 왔다는 거짓말이 들통나자 또 줄행랑을 친다.  낡은 학교는 비가 오면 교실에 물이 샌다. 새는 물줄기를 어찌할 바를 몰라하는 양은희 선생님을 돕는 수하. 우산을 함께 쓰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음악을 좋아하는 같은 취미인 것을 안 수하는 기뻐한다. 서로 다른 lp를 교환해서 듣기로 한다. 그런데 턴테이블이 없다. 턴테이블을 사러 읍내로 간다. 그곳에서 자전거를 탄 홍연이를 만나지만 그녀는 부끄러워하며 도망치기 바쁘다.  수하는 아이들의 숙제를 보는 도중 형편없는 글짓기에 아이들에게 일기를 쓰는 숙제를 내준다. 일기를 잘 써오면 수업 중에 재미난 이야기를 해준다고 하니 좋아하는 아이들. 순수한 홍연은 일기에 고스란히 담임선생님을 좋아하는 자신의 심정을 숨기지 않고 쓴다. 그 일기를 보고 재미있어하는 이병헌.

아이들에게 장난을 치는 수하. 누구의 팔인지 모르고 장난을 치는데 홍연이의 팔이었다. 그저 장난일 뿐인데 홍연이는 그 이유가 궁금해 일기장에 쓴다. 그저 장난이었다고 답을 한 수하의 대답에 화가 몹시 난 홍연은 일기장에 온갖 남자에 대한 화풀이를 일기로 쓴다. 그걸 보고 박장대소하는 수하. 홍연은 학교에 등교까지 안 하게 된다. 집으로 방문한 담임선생님. 진심으로 걱정하는 모습에 화가 풀린다. 그렇게 여름이 가고 있었다.  수하는 양 선생님을 향한 마음을 숨기지 않고 고백하려고 마음을 먹게 된다. 그녀에게 줄 편지도 간밤에 써 놓았다. 출근해서 양 선생님을 찾는데 그날따라 예를 갖춰 옷을 입은 그녀를 발견한다. 교장선생님과 대화를 하는 그녀. 교장선생님의 표정이 좋지 않다. 무슨 일일까? 그녀가 학교를 떠난다고 한다. 알고 보니 약혼자와 함께 미국으로 유학을 간다고 하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듣는다. 마음을 담아 꾹꾹 눌러쓴 고백의 편지를 손에 쥔 채 상실한 마음으로 뒤를 돌아가는 수하. 그의 마음과는 반대로 홍연의 일기장엔 양 선생님을 향한 응원글이 판을 친다. 언제부터 그녀를 좋아했나? 그 글을 보고 홍연이 매우 얄밉게 느껴지는 그. 그렇게 가을이 지나고 겨울을 맞이한다. 학교 강당에 모여든 아이들이 학예외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데 남자아이들 둘이 핀 담뱃불에 강당에 불이 붙었다.

순식간에 불은 크게 번지고  모두 나와 활활 타는 학교를 바라보며 아수라장이 된다. 난희가 보이질 않자 불길 안으로 뛰어든 담임선생님. 결국 그녀를 구하고 나오고 불길은 한참이 지난 후에 강당을 다 태운 뒤 꺼진다. 그 사고의 책임으로 수하는 사표를 내고 학교를 떠나게 되는데...

 

 

그해 각종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획득! 전도연의 도약!

이 영화를 촬영하던 해는 영화배우 전도연이 27살이던 해이다. 초등학생을 연기하는데 전혀 이질감이 없을 만큼의 연기를 이끌어냈다. 빈 교실에 혼자 남아 풍금을 연주하는 수하. 아이들과의 추억을 뒤로한채 떠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나오는 결혼사진 속 신랑 신부가 반짝반짝 빛이 나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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